
안녕하세요. 안산튼튼병원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뵙다 보면, 유독 앉아 있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의자에 기대지도 못한 채 불편한 자세로 이렇게 말씀하시곤 합니다.
“선생님, 엉덩이 안쪽이 아파서 30분도 못 앉아 있겠어요. 이제는 다리 뒤쪽까지 저립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시간도 괴롭고, 저녁에 소파에 잠시 앉아 쉬는 것조차 힘들다고 하십니다. 심지어 잠자리에 누워서도 둔부 깊숙한 통증과 저림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실 때면, 저는 단순한 근육통은 아닐 가능성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이처럼 엉덩이에서 시작해 허벅지 뒤, 종아리, 심하면 발끝까지 이어지는 통증을 우리는 ‘좌골신경통’이라고 부릅니다. 다만 이것은 하나의 병명이라기보다, 우리 몸에서 가장 굵고 긴 신경인 ‘좌골신경’이 어디선가 자극받고 있다는 신호, 즉 하나의 증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그 신경을 누르고 있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는 것입니다.

특히 사무실 의자나 운전석에 30분 이상 앉아 있기 힘들 정도로 엉덩이와 다리가 저린 분, 허리 통증보다 엉덩이나 종아리 통증이 더 심한 분,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진 느낌이 드는 분이라면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허리는 괜찮은데 왜 허리 검사를 하나요?”라고 물으십니다. 하지만 좌골신경은 허리 4번, 5번 뼈와 엉치뼈 1~3번에서 나온 여러 신경 뿌리가 모여 만들어지는 거대한 신경 다발입니다. 이 시작점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압박을 받으면, 그 영향이 다리 끝까지 이어집니다. 통증은 다리에 나타나지만, 원인은 전혀 다른 곳, 특히 허리에 있는 경우가 흔한 이유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요추간판탈출증, 즉 허리디스크입니다.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의 시작 부위를 누르면 허리 통증은 거의 없으면서도 엉덩이와 다리 저림만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척추관협착증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걸을 때 통증이 심해졌다가 허리를 숙이고 쉬면 조금 나아지는 특징을 보입니다.
반대로 허리가 아니라 엉덩이 근육이 원인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상근증후군이 그 예입니다. 엉덩이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이상근 아래로 좌골신경이 지나가는데, 잘못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면 이 근육이 신경을 직접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디스크나 협착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디가 아프세요?”라는 질문만큼이나 “어떻게 아프세요?”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아픈지, 걸을 때 심해지는지, 앉으면 편한지 오히려 더 불편한지와 같은 세밀한 문진과 이학적 검사를 통해 원인을 추정한 뒤, 영상 검사를 진행합니다.
X-ray는 척추의 정렬 상태와 간격, 불안정성을 확인하는 기본 검사입니다. CT는 뼈 구조를 3차원으로 재구성해 척추관이 얼마나 좁아졌는지, 뼈가 자라 신경을 누르고 있는지 등을 보다 정밀하게 확인합니다. 그리고 MRI는 진단의 핵심입니다.
디스크, 신경, 인대, 근육까지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구조가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단이 내려졌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을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원인에 맞는 치료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집중합니다. 특히 이상근증후군처럼 근육 불균형이 원인일 경우에는 도수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긴장된 근육을 풀고 척추 정렬을 바로잡아 신경 압박을 줄여주는 방식입니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과 저림이 지속된다면, 신경을 누르는 부위에 직접 접근하는 방법을 고려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신경성형술이 있습니다. 가는 카테터를 이용해 염증 부위에 약물을 주입함으로써 부종을 빠르게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입니다. 비교적 부담이 적으면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입니다.

하지만 수개월간의 비수술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마비 증상이 진행되거나, 대소변 장애가 동반된다면 수술을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고 문제가 되는 디스크 조각만 정교하게 제거하는 내시경 또는 미세현미경 수술이 활용됩니다. 만약 척추전방전위증처럼 척추 자체가 심하게 불안정한 경우에는 척추유합술을 통해 해당 부위를 안정화시키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어떤 치료가 무조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환자마다 원인과 연령, 전신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정밀 진단을 바탕으로 가장 적절한 치료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엉덩이에서 다리로 뻗치는 찌릿함과 저림을 단순한 피로 누적으로 넘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좌골신경이 어딘가에서 눌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를 방치하면 신경 손상이 만성화되어 회복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어느 날부터 30분 이상 앉아 있기 힘들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원인을 분명히 알고, 그에 맞는 단계별 치료를 시작하는 것, 그것이 통증에서 벗어나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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